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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품은 건축가 - 구마 겐고, 나의 모든 일

책 리뷰

by 채널나인 2023. 1. 16.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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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이란 무엇일까요?

집이란 사람이 사는 곳이고, 사람과 자연,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곳이기에 집을 보면 그 사람의 철학이 보인다고 믿습니다.

건축가로서 30년간 집을 지어왔다면 당연히 그 철학이 더 응축되어 녹아들어 있겠죠.

사람을 압도하는 웅장한 건축물도 있고, 소박하게 느껴지는 건물도 있습니다.

자연과 융화되어 환경을 그대로 느끼게 해 주는 건물도 있지요.

'구마 겐고'는 소박함을 추구하는 일본의 대표적인 건축가입니다.

'안도 다다오'밖에 몰랐던 저에게 또 하나의 건축에 대해 알게해준 건축가입니다.

구마 겐고를 처음 알게 된 건 2020 도쿄 올림픽 국립경기장의 디자이너가 자하 하디드에서 구마 겐고로 변경되었다는 뉴스를 들었을 때 였습니다.

아시다시피 자하 하디드는 여성 건축가 최초로 프리츠커상을 받았고, 우리나라의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를 디자인 한 세계적인 건축가입니다.

그런 자하 하디드와 견줄만한 건축가라고 하니 어떤 분일지 호기심이 생겼습니다.

물론 국립경기장의 디자인 변경에 관한 설왕설래를 살펴보니 굉장히 흥미로운 부분들이 많이 있더군요.

정치적인 부분은 차치하고 구마 겐고의 건축 철학에 대해 알고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구마 겐고, 나의 모든 일>은 구마 겐고가 걸어온 30년간의 흔적들을 집대성한 책입니다.

먼저 구마 겐고는 자신의 일을 '삼륜차'에 비유하고 있는데요, 대규모 건축과 작은 프로젝트 그리고 글 쓰는 일까지 세 개의 바퀴가 균형있게 돌아가고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건축가이기에 대규모 건축만이 할 수 있는 도시의 환경을 조성하는 프로젝트는 당연히 욕심낼 만하다고 생각이 드는데요 틈틈이 글도 쓴다는 것은 의외였습니다.

지금까지 써왔던 책들도 많아서 다재다능한 분이구나라는걸 알 수 있었네요.

이 책은 구마 겐고의 건축 역사를 크게 4부분으로 나누고 있습니다.

먼저 1기는 장식이 아니라 남루함에 매료된 시기입니다. (1986-1991)

2기는 버블경제가 무너지면서 시작되었고, 지방을 돌면서 작은 건축에 눈을 돌리게 된 시기입니다. (1992-2000)

이 때 건축의 소거라고 하는 새로운 개념을 장착하게 됩니다.

나무로 지은 '히로시게 미술관'을 거쳐 중국 만리장성 옆에 완성한 '대나무집'으로 세계적 명성을 얻게되고 3기의 건축이 이어집니다. (2001-2015)

4기는 대형 프로젝트와 새로운 도전에 관한 이야기들을 담고 있네요. (2016-2022)

책에 나온 이야기들과 그가 직접 설계한 건축물들을 보고 있으니 그가 어떤 철학으로 건물을 짓는지 보였습니다.

화려함보다는 그곳의 환경을 먼저 생각하고 거기에 맞는 재료와 디자인으로 건축을 하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특히 목재를 자유자재로 잘 사용한다는 것이 인상적이었고, 자연과의 연결을 위해 '구멍'이라는 개념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나무를 활용한 건축물을 보면 저절로 평안함이 느껴져 도심에서도 자연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우리의 도심에 새로 지어지는 건물들은 너무 네모 반듯하고 시멘트와 철골의 차가움만 느껴져서 안타까웠는데 우리도 이런 건물이 많이 세워지면 좋겠네요.

무라카미 하루키와도 친구여서 '무라카미 하루키 라이브러리'를 지었는데 이곳 역시 목재와 구멍이라는 개념을 동일하게 사용했네요.

이 책을 읽다보니 저자가 이야기하는 세가지 바퀴를 잘 운용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작은 건축을 지향하고 환경을 생각하는 그의 철학을 잘 이해할 수 있는 책이었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책에 나온 건축물들을 직접 찾아가 보고 싶네요.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단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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