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모 관장님은 해박한 지식과 그걸 재미있게 풀어내는 입담 또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국내 최고 과학 스토리텔러입니다.
<과학책은 처음입니다만> 책을 보고 세상의 모든 과학책을 섭렵한 그의 방대한 지식에 한 번 놀라고, 일반적인 서평이 아니라 일상의 언어로 과학책을 소개하는 그의 말재주에 두 번 놀랐습니다.
서평이 이렇게 재미있을 수 있다니.
또 그가 출연하는 방송은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 모를 정도로 흡입력이 대단한데요, 이번에 또 신작이 나와서 기대하며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다산북스의 서평 이벤트로 가제본으로 먼저 읽어 보았습니다)
역시 첫장부터 관장님 특유의 유쾌한 말투가 떠오르며 재미있게 술술 읽히는 책이었습니다.
특히나 이번 책은 지구의 역사를 거꾸로 거슬러 올라가며 생물체의 멸종과 탄생에 관해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2150년 인공지능이 말하는 인류의 멸종부터 산호의 멸종과 네안데르탈인, 공룡의 멸종 등 지구에서 일어난 다섯번의 대멸종에 대한 이야기들을 각자 자신의 시선으로 펼쳐내고 있습니다.
이런 서술방식은 화자가 각기 다르기 때문에 자칫 산만해지기 쉽지만 이 책에서는 서로 다른 시대의 생명체가 인간의 관점이 아닌 자기가 목격한 대멸종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기 때문에 더 폭넓게 생각할 수 있는 이점이 있네요.
제목인 <찬란한 멸종>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멸종을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암울한 멸종이 아닌 새로운 생명을 잉태하는 찬란한 멸종을 말하고 있죠.
우리 지구의 생태계는 무한한 것이 아니라 꽉 차 있습니다.
새로운 생명이 등장하려면 빈자리가 있어야 하는데요, 누군가가 생태계에 빈자리를 마련해 주어야 합니다.
그게 바로 '멸종'이고 다음세대의 생명체를 위해 자리를 비켜주는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저자는 말합니다.
엘리자베스 콜버트의 <여섯 번째 대멸종>을 읽고 인류세를 책임지고 있는 인간에 대한 경고와 현실을 알게 되었고, <화이트 스카이>를 통해 지구의 위기를 해결하겠다는 인류의 노력이 결과적으로 예기치 않은 또 다른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찬란한 멸종> 역시 인류에 대한 문제들을 언급하고 있습니다.
멸종의 원인은 기후변화였고, 지난 다섯번의 멸종과 다르게 지금의 기후변화는 인류 활동의 결과이기 때문이죠.
지난 멸종의 역사들을 돌아보며 다시는 이런 멸종이 일어나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실천해야 할 것들이 많이 보였습니다.
아마도 그것이 저자가 이 책을 쓴 이유가 아닐까요?
2150년이면 인류가 멸종할지도 모른다는 충격적인 도입부부터, 지구와 달이 말하는 생명의 탄생까지 시간을 거꾸로 거슬러 올라가며 진행하는 기획.
각각의 챕터별로 멸종의 대상 생물이 자신이 왜 멸종당했는지 서술하는 신선한 기획이 너무 재미있었습니다.
또한 다양한 사진들을 곁들여 이해도를 높일 수 있었어요.
많은 사람들이 읽고 지구에 대해, 멸종에 대해 생각해 보았으면 좋겠네요.
[해당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위대한 개츠비 - 위대한 사랑 (0) | 2024.08.15 |
---|---|
길, 라 스트라다 - 유럽의 여행길을 걷다 (0) | 2024.08.10 |
기획력이 쑥 커집니다 - 광고 기획자의 습관 (0) | 2024.08.02 |
아이디어라든지 디자인이라든지 (0) | 2024.07.26 |
시골, 여자, 축구 - 시골 언니들의 '골때리는 그녀들' (0) | 2024.06.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