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현직 구호단체에 일하고 있습니다.
모금 캠페인도 진행하고, 고액기부자에게 후원 요청도 하고, 일반 대중들에게 참여를 유도하는 행사를 기획하기도 했습니다.
제가 만난 후원자님들은 모두 좋은 분들이셨고 선한 의도로 좋은 일에 써달라고 선뜻 후원금을 기부해 주셨습니다.
저희 역시 그 분들의 뜻에 누가 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일을 하고 필요한 곳에 도움을 주며, 현장의 변화를 일으키도록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이 책을 접했을 때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일반인들이 느끼는 기부에 대한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기부금에 대한) 거부감은 어느정도일지.
기부단체를 바라보는 시선과 어떤 점을 개선하길 바라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들었습니다.
제목은 <기부불신>으로 기부단체를 못 믿겠다는 부정적인 뉘앙스가 강하지만 그래도 우리 사회의 기부불신을 해소하고 기부문화를 확산시킬 토론의 목적으로 책을 썼다는 저자의 진심이 궁금해서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책을 읽으며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정보 공개의 투명성과 후원자님들이 생각하는 투명성의 간극을요.
이 책에 많은 데이터와 사례들이 나오지만 맞는 부분도 있고 약간은 오해하고 있는 부분도 있는 것 같더라구요.
(혹 오해라고 표현하면 이 책에 나오는 것 처럼 변명처럼 들릴지도 모르겠네요...)
예를 들어 특정한 사례를 대표로 모금을 하지만 결국 하나의 모금함으로 넣어서 단체가 쓰고 싶은 곳에 사용하는 것 아니냐라는 주장에는...
큰 모금함은 있지만 각각의 후원금에는 특정 캠페인으로 모금되었다는 꼬리표가 붙어서 관리 되고 있기 때문에 사업별로 잘 분류되어 집행되고 있습니다.
아마 책에서 지적한대로 캠페인별 피드백이나 결과보고가 명확하지 않아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좀 더 후원자의 입장에서 결과보고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아픈 곳을 콕 찌르는 부분도 많았습니다.
길거리 모금 같은 경우는 외주를 주어서 진행하는 단체가 많거든요.
(저희도 진행하다가 그만두었습니다만)
그 분들의 아이덴티티나 인센티브에 관한 부분은 내부적으로도 고민이 많이 되는 부분입니다.
책의 대부분이 기부불신을 야기하는 단체들의 불투명성에 대한 이야기지만 건설적인 비판과 대안제시도 좋았습니다.
정보공개에 특화된 기부 플랫폼이라든지, 비용별 모금함을 분리하여 단체지원 모금함으로 가치를 이동시키는 전략도 생각해 볼 만 했습니다.
(비슷한 예로 저희는 후원자님께 단체 운영비를 모금해서 사용하기도 합니다)
암튼 이 책을 통해 건강한 기부문화와 투명한 정보공개가 더 널리 확산되었으면 하는 바람이구요
이 책에 언급된 단체들은 믿고 기부하셔도 된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네요 ^^
[해당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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