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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늦기 전에 - 화이트 스카이 (엘리자베스 콜버트)

책 리뷰

by 채널나인 2022. 9. 18.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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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설국열차]는 지구온난화로 고통을 받던 근미래의 사람들이 지구의 온도를 낮추기 위해 CW-7이라는 특수한 물질을 하늘에 뿌리는 것으로 설정을 잡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물질은 지구의 온도를 낮추는 데는 성공하지만 너무 많이 낮추어서 지구의 빙하기가 찾아온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로인해 인류는 끊임없이 지구를 순환하는 열차를 타고, 이 열차에 승선한 사람들만 살아남는다는 이야기가 펼쳐지고 있습니다.

영화의 이야기이긴 하지만 그냥 무시하긴 어려운 이유는 자연에 대한 이러한 인간의 개입이 여러 부작용을 낳은 예들이 많이 있기 때문입니다.

퓰리처상 수상작인 <여섯 번째 대멸종>의 저자 엘리자베스 콜버트는 그의 책에서 '인류세(人類世, Anthropocene)'를 책임지고 있는 인간에 대한 경고를 한 바 있습니다.

이번 신작 <화이트 스카이>에서는 지구의 위기를 해결하겠다는 인류의 노력이 결과적으로 예기치 않은 또 다른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는 점을 말하고 있습니다.

마치 [설국열차]에서 처럼 말이죠.

인류는 더 이상 푸른 하늘을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

<화이트 스카이>는 '강을 따라 내려가다', '야생으로 들어가다', '하늘 위로 올라가다'의 세 부분을 통해 환경을 복구하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하고 있습니다.

문제를 해결하려다 일어난 또 다른 문제를 풀어보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의 처절한 노력들을 다루고 있는거죠.

각각의 챕터에 나오는 이야기들이 너무나 생생하고 현실적이어서 현장에서 함께 참여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역시 저자의 엄청난 조사와 발로 뛰는 탐사를 통해 이야기를 펼쳐내고 있어서 딱딱하지 않고 재미있게 볼 수 있었습니다.

첫 번째 파트인 '강을 따라 내려가다'에서는 미국 미시시피강과 관련된 자연환경이 어떤 변화를 겪고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아시아 잉어는 수생 잡초를 억제하기위해 수입되었다고 하는데요, 처음에는 과잉 질소 때문에 번성하는 조류를 먹어치워 양분 부하를 줄여주리라 기대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서서히 강의 토착종을 사라지게 만드는 부작용이 발생하고 말았지요.

이제는 잉어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는 중입니다.

우리나라의 '황소개구리'를 보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야생으로 들어가다'는 미국 캘리포니아의 데블스 홀에 있는 펍피시에 관한 이야기와 호주 그레이트배리어리프의 산호초, 그리고 수수두꺼비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산호는 수온의 급격한 변화가 일어나면 하얗게 죽어가는데 이를 '백화 현상'이라고 합니다.

산호는 아주 작은 동물인데 그 세포 안에 더 작은 식물이 산다고 합니다.

백화 현상이 일어나면 산호와 공생체의 관계가 깨지는데, 2016년 그레이트배리어리프 산호가 백화되어 산호초의 29~50%가 사망했습니다.

아름다운 산호를 잃어버리는 것도 아쉽지만 그와 함께 공생하는 많은 다른 동물들이 사라져버리는게 너무 비극적인 일이네요.

'하늘 위로 올라가다'는 탄소배출에 관한 재미있는 실험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대기 중 CO2를 포집하여 돌로 바꾸는 시설인데요, 이미 대기중에 가득찬 인류가 배출한 CO2에 대한 문제를 그나마 해소 할 수 있을 듯 해서 아주 흥미로웠습니다.

다만 지금 즉시 탄소배출을 규제한다고 해도 대기중 머무르고 있는 CO2로 인해 한동안은 계속해서 누적된다는 사실입니다.

물이 차오르는 욕조에서 수도꼭지를 조금 잠그더라도 욕조의 물은 단지 천천히 차오를 뿐 계속 차오르는 것과 마찬가지이죠.

저자가 지구의 곳곳에서 살펴본 다양한 에피소드들을 보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무엇을 해야 하는가?'

'그냥 아무것도 안하고 자연의 복구를 기다리는 것이 더 이상 환경을 파괴하지 않는 것이 아닐까?'

하지만 이미 인류가 손을 댄 이상 자연의 복원 능력을 기다리기엔 너무 파괴의 속도가 빠른 것 같네요.

이제는 더 이상 파괴가 되지 않도록 최소한의 개입과 과학적 고민이 필요한 때가 아닌가 합니다.

환경을 우리가 지배할 수 있다는 오만한 생각도 문제였지만 그 실수를 바로 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사람들의 처절한 분투도 함께 들여다 볼 수 있었습니다.

영국의 작가이자 환경 운동가인 폴 킹스노스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때로는 아무것도 하지 앟는 편이 뭔가를 하는 것보다 낫다. 또 때로는 그 반대다."

지구의 미래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하고 계신 분들에게 이 책을 추천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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