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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이야기들 - 밀지 마세요, 사람 탑니다 (지하철 앤솔로지)

책 리뷰

by 채널나인 2022. 8. 18.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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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아침마다 지하철로 출퇴근하다보니 여러 모습들을 보게 됩니다.

매일 같은 시간에 같은 자리에 앉아 계신 분들도 보이고, 가끔씩 눈쌀을 지푸리게 만드는 빌런들도 만나게 됩니다.

콩나물 시루보다 더 빡빡하다는 9호선을 타고 목석처럼 서서 가기도 하구요,

가끔씩 노약자석에서 자리양보 때문에 싸우는 어르신을 보기도 하지만

높은 계단에서 짐을 들어 드리는 마음씨 좋은 분들을 만날 때면 마음이 따뜻해지기도 합니다.

이처럼 정말 다양한 인간들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곳이 바로 지하철인데요,

지하철 앤솔로지라는 부제로 공포, 미스터리 작가 6명이 지하철 속 우리가 보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써내려간 작품이라 어떤 내용일지 궁금해졌습니다.

6명의 작가들이 7개의 단편을 썼는데요, 각각 지하철의 한 노선을 정해서 그 곳에서 일어난 이야기들을 들려주고 있습니다.

공항철도 : 호소풍생 _ 전건우

2호선 : 지옥철 _ 정명섭

6호선 : 버뮤다 응암지대의 사랑 _ 조영주

4호선 : 4호선의 여왕 _ 신원섭

5호선 : 농담의 세계 _ 김선민

1호선 : 인생, 리셋 _ 정해연

3호선 : 쇠의 길 _ 정명섭

이런식이지요.

작가들의 전공분야가 공포, 미스터리이다보니 무서운 이야기들이 주를 이룰거라고 예상했으나 생각과는 다르게 로맨스, 액션, 첩보물, SF 등 다양한 장르를 접할 수 있었습니다.

약간은 힘을 빼고 쓴 것 같아서 쉽게 읽을 수 있었네요.

모든 작품들이 다 재미있었지만 가장 현실적이면서도 말랑말랑한 이야기를 들려준 조영주 작가의 <버뮤다 응암지대의 사랑>과 '타임루프'라는 장르를 응용한 정해연 작가의 <인생, 리셋>이 가장 재미있었던 것 같습니다.

<버뮤다 응암지대의 사랑>은 응암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잠들었다가 다시 깨도 도로 응암역에 도착한다는 미스터리한 6호선 버뮤다 응암지대를 배경으로 소설가 지망생과 공시생의 사랑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달콤한 사랑이야기가 펼쳐지는 중반 이후까지는 해환과 경태의 사랑에 미소가 지어지며 그들의 사랑과 미래를 응원하기도 했습니다만, 결국 새드엔딩이 되어 버리는 결말에서는 경태의 선택에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해환은 경태에 대한 미스터리로 인해 처음 솔로인 상태로 돌아오게 되었네요.

마치 버뮤다 응암지대처럼요.

<인생, 리셋>은 자살을 기도하는 남자의 타임루프를 통해 인생의 기로에서 내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인생이 달라진다는 점을 재미있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 때 그 지하철을 탔더라면... 그 때 그녀를 잡지 않았더라면...

이런 생각으로 과거로 돌아가 선택을 바꾸려고 하지만 그때마다 새로운 변수들이 생겨나 결국은 원래의 결말로 돌아오게 됩니다.

마지막 반전까지 긴장감있게 볼 수 있었는데요,

작가가 말한 것 처럼 결국 인간의 본성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인생에서 어떤 선택을 하느냐도 중요하지만 자신의 내면과 다른 사람들에게 어떤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는지도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읽을 수 있었던 작품이었습니다.

이 외에도 첩보물을 좋아하신다면 신원섭 작가의 <4호선의 여왕>이 재미있을 듯 하구요,

좀비물을 좋아하신다면 좀비의 대가인 정명섭 작가의 <지옥철>도 재미있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런 앤솔로지 기획이 참 좋은 것 같네요.

책을 읽으며 서울의 모든 지하철을 다 타본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앞으로도 다양한 주제의 앤솔로지가 나오면 좋을 듯 합니다.

저는 오늘도 지하철로 출퇴근을 합니다.

오늘 지하철에서는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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