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한동안 우리는 ‘MZ세대’라는 말에 익숙하게 둘러싸여 살아왔습니다.
트렌드도, 마케팅도, 조직문화도 모두 그들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듯 보였지요.
그러다 보니 40대 이후 세대는 어느 순간 뒤로 밀려난 사람들처럼 묘사되곤 했습니다.
저 역시 X세대로서 그 흐름을 조금은 억울한 마음으로 바라본 적이 있습니다.
국민학교를 다녔고, 286과 386 컴퓨터를 거쳤으며, 삐삐와 시티폰, PCS를 두루 경험했습니다.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국가부도사태에서 선진국 문턱까지 시대의 급격한 변화를 몸으로 통과해 온 세대이기도 하지요.
그런데도 어느 순간 ‘영포티’라는 말로 묶여 꼰대 취급을 받을 때면, 참 복잡한 기분이 들곤 합니다.
그런데 이시한의 <요즘 메인 세대>는 이런 세대를 다르게 부릅니다.
낡아가는 세대가 아니라, 지금 이 사회를 실제로 움직이고 있는 ‘메인세대’라고요.
이름 하나 바뀌었을 뿐인데 왜 이렇게 반갑던지요.
단순히 듣기 좋은 호칭이라서가 아니라, 이 세대를 바라보는 관점 자체를 다시 세우고 있다는 점에서 꽤 흥미로운 책이었습니다.
책에서 말하는 메인세대는 대체로 40대 후반에서 60대 초반에 이르는 사람들입니다.
과거 X세대로 불렸던 이들이자, 지금 우리 사회의 조직과 경제, 소비와 정치의 중심에 서 있는 세대라고 할 수 있습니다.
MZ세대의 범위가 넓듯, 메인세대 역시 꽤 폭넓게 묶여 있기는 합니다.
그럼에도 이 명명이 설득력을 가지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이들은 단순히 나이가 많은 세대가 아닙니다.
인구 규모가 크고, 조직 안에서는 의사결정 권한을 쥐고 있으며, 생애주기상 가장 많은 자산을 보유한 경우가 많습니다.
정치권이 이들을 의식할 수밖에 없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표가 많고, 소비 여력이 있고, 사회 전반의 운영을 실질적으로 담당하고 있으니까요.
무엇보다 40대에서 60대가 단지 ‘중년’이 아니라 인생의 황금기이자 가장 중심이 되는 시기라는 저자의 설명은 꽤 현실적으로 다가왔습니다.
나이를 먹었다는 의미보다, 지금 가장 무게감 있게 사회를 떠받치고 있는 세대라는 뜻이니까요.

이 책은 4부로 나뉘어 메인세대의 특성과 비즈니스 방향성을 풀어갑니다.
그 핵심에는 네 가지 키워드가 있습니다. 바로 Mastery, Adaptive, Inward, Nomadic입니다.
먼저 Mastery(지배력) 는 메인세대가 가진 현실적 힘을 설명합니다.
인구와 자산, 조직 권한을 기반으로 사회에서 실제 영향력을 행사하는 세대라는 뜻입니다.
과거에는 젊음이 곧 힘의 상징처럼 여겨졌다면, 지금은 경험과 자원, 결정권을 쥔 이들의 무게를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이지요.
다음으로 Adaptive(적응력) 는 이 세대가 디지털 환경에 서툰 존재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줍니다.
오히려 가장 극적인 변화 속에서 학습하고 적응해 온 세대라고 보는 편이 맞을 듯 합니다.
아날로그 방식에 익숙했던 사람들이 인터넷과 모바일, 플랫폼 경제, AI 시대로 건너오면서도 결국 업무와 생활의 방식에 자신을 맞춰 왔으니까요.
완벽하게 태생적 디지털 네이티브는 아닐지 몰라도, 실제로 변화에 대응하며 살아남아 성과를 낸 ‘실전형 세대’라는 말이 더 어울립니다.
세 번째는 Inward(내면화) 입니다.
이 시기의 사람들은 어느 순간 바깥의 경쟁만큼이나 내면의 질문에 귀를 기울이게 됩니다.
성공, 성취, 가족부양이라는 외적 과업을 어느 정도 수행한 뒤에는 “나는 앞으로 어떻게 살 것인가”, “무엇을 좋아하는가”, “내 삶의 의미는 무엇인가” 같은 질문이 더 크게 다가오지요.
취향, 건강, 관계, 자아실현에 대한 관심이 깊어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그런데 취미조차 배워서 장착하려는 세대라는 설명에는 좀 측은한 마음도 들더라구요.)
마지막으로 Nomadic(유목성) 은 참 인상적인 표현이었습니다.
메인세대는 한 자리에서 고정된 방식으로 살아온 세대가 아닙니다.
경제위기와 산업구조 변화, 기술혁신, 사회문화적 격변을 일상처럼 통과해 왔습니다.
직업도, 삶의 기준도, 성공의 공식도 여러 번 바뀌는 시대를 몸으로 겪었습니다.
그래서 이들은 안정만을 추구하는 세대가 아니라, 변화 속에서 이동하고 재배치하며 살아남아 온 유목적 세대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 네 가지 키워드를 읽는 동안 여러 번 고개를 끄덕이게 되었습니다.
책이 메인세대를 지나치게 미화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이들이 가진 힘과 불안, 가능성과 현실을 함께 보여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반가웠던 것은, 책에 등장하는 메인세대의 여러 특징들이 꽤 피부에 와 닿았다는 점입니다.
솔직히 말하면 장점에 대한 설명들은 읽는 내내 기분이 좋았습니다.
시대 변화에 적응해 왔고, 여전히 사회 중심에서 역할을 해내고 있다는 해석은 괜히 어깨를 펴게 만들더군요.
우리가 그냥 뒤처진 세대는 아니라는 묘한 위로도 받았습니다.
가장 많은 표를 가진 세대이기에 정치권이 정책을 설계할 때 이들을 의식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은 아주 현실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세대 담론이 단지 문화적 유행이 아니라, 경제와 제도, 정책과 권력의 문제와도 맞닿아 있다는 점을 짚어주니까요.
또한 마지막에 나오는 재테크와 일자리, 은퇴 이후 삶에 대한 이야기는 적잖이 마음을 건드렸습니다.
‘메인세대’라는 이름이 자부심을 주는 동시에, 한편으로는 이제 정말 다음 단계를 준비해야 하는 나이이기도 하다는 사실을 직면하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은퇴 후를 고민해야 할 시점인데 나는 과연 무엇을 준비하고 있나, 괜히 책장을 덮고 나서도 한동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사회의 중심에 서 있다는 말은 멋있지만, 그 중심이 머지않아 젊은 세대에게로 옮겨간다는걸 잘 알고 있으니까요.
최근 읽은 트렌드 관련 책들 가운데 가장 현실적이고 세대를 잘 분석한 책인 것 같습니다.
막연히 유행어를 나열하거나 세대 이미지를 소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지금 한국 사회에서 4060이 어떤 위치에 있는지 비교적 선명하게 짚어냅니다.
그래서 단순히 세대의 특징을 분류하고 끝이 아니라, 앞으로 어떤 시장이 열리고 어떤 변화가 이어질지 생각해 보게 만드는 책이었습니다.
특히 메인세대 당사자라면 공감하며 읽을 대목이 많고, 그렇지 않더라도 미래의 트렌드를 읽고 싶은 분들에게 충분히 유익한 책입니다.
지금 소비와 정치, 조직과 문화의 흐름을 이해하려면 더 이상 특정 젊은 세대만 바라봐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이 책은 꽤 설득력 있게 보여줍니다.
그리고 X세대인 저로서는, 오랜만에 “아직 끝난 게 아니구나” 싶은 기분 좋은 확인을 받은 책이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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