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쿠마루 가쿠의 <돌이킬수 없는 약속>을 읽고 죄와 용서에 관한 작가의 기나긴 철학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일본 아마존 베스트셀러에 오른터라 장르적 재미 역시 빼놓을 수 없었지요.
미스터리라는 장르에 깊이있는 주제의식을 녹여낸 것이 특히 좋았습니다.
그렇기에 작가의 신작 <어느 도망자의 고백>이 나왔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일초의 망설임도 없이 책을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제목이 <어느 도망자의 고백>이므로 당연히 사고를 친 범죄자가 경찰이나 추격자를 피해 도망치면서 느끼는 심리적인 변화를 보여주리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소설 초반 주인공인 쇼타는 자신의 범죄를 인정하고 교도소에서 형을 살고 나옵니다.
엥??
그렇다면 과연 누가 도망자란 말일까요?
쇼타는 여자친구와 싸우고 난 뒤 기분전환을 위해 친구들과 술을 마시러 갑니다.
술자리가 파하고 밤 늦은시간 여자친구로부터 문자 메시지를 받게 됩니다.
'직접 만나서 이야기 하고 싶어'
'지금 당장 날 보러 오지 않으면 헤어질 거야'
갑자기 집으로 찾아가 놀래켜 주고픈 마음에 바로 차를 운전해서 여자친구네 집으로 갑니다.
칠흙같이 어두운 밤, 빗길, 음주운전으로 인해 사람을 치게 되고, 그대로 뺑소니를 칩니다.
자신의 죄를 인정하면 자신의 미래와 가족의 행복 등 많은 것을 잃어버리게 될 것이 두려워 끝까지 '사람인줄 몰랐다'는 변명으로 일관하게 되죠.
하지만 출소 한 뒤에도 계속해서 마음속에 남아있는 죄의식.
한편 피해자의 남편인 노리와 후미히사는 한 가지 '결심'을 마음에 품고 쇼타를 만나러 가려고 합니다.
하지만 점점 그의 기억은 희미해져가는데요, 그가 품은 결심은 복수일까요? 응징일까요?
누구나 사건의 가해자가 될 수 있습니다.
만약 당신이 가해자가 된다면,
당신은 자신이 저지른 죄와 똑바로 마주할 수 있을까요?
- 야쿠마루 가쿠 -
전작과 마찬가지로 이 작품 역시 죄와 속죄, 용서에 관해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쇼타는 자신이 지은 죄에 대한 댓가로 형량을 살고 나옵니다.
하지만 진정한 사과와 뉘우침 없는 그것이 죄를 씻어 주는 것일까요?
이 작품을 보면서 영화 [밀양]이 생각났습니다.
피해자에게 진심으로 사죄를 구하지 않고 자신의 마음의 평안을 위해 용서를 이용하는 모습들.
이 작품에서 작가가 진짜 던지는 메시지는 바로 피해자에게 구하는 진정성 있는 사죄, 그것일 겁니다.
그리고 피해자의 시선으로 바라본 용서라는 열쇠.
살면서 가해자가 되지 않는게 가장 좋겠지만 만약 가해자가 된다면 어떻게 속죄하고 용서를 구해야 하는지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게 되는 작품이었습니다.
꼭 읽어보시길 강력 추천 드립니다.
[해당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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