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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정의 - 사랑이 정의를 삼킬 때

책 리뷰

by 채널나인 2025. 4. 18. 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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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몇 년 전 대한민국에 '정의' 열풍을 몰고 온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책이 있습니다.

이 책이 유행한데는 그만큼 사회 정의에 대한 갈망이 크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의롭다는 말, 누군가에게 참 멋진 찬사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그 정의가 과하거나 자의적으로 정의를 해석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나카무라 히라쿠의 <무한정의>는 바로 그 무한하고 무거운 정의를 들고 나옵니다.

그리고 그 끝에는 충격적인 질문 하나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주인공 료이치는 경찰입니다.

사회적 정의를 실천하는 아이콘이죠.

그런데 그에게는 비밀이 하나 있습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딸의 비밀이죠.

딸 카나가 우발적인 살인을 저질렀고(성폭행을 당할뻔한 상황에서 정당방위이자 우발적으로요), 료이치는 그것을 덮으려 합니다.

아버지로서의 사랑과 경찰로서의 의무 사이에서 그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됩니다.

성소자라는 연쇄살인범의 범행으로 위장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저는... 저도 딸을 키우는 아빠로서, 책을 덮는 순간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솔직히 말해, 너무 무겁고 무서운 질문입니다.

료이치는 연쇄살인범을 쫓는 수사본부에 있기 때문에 누구보다도 내부 사정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살인을 한 그 순간부터 그는 경찰과 살인범, 그리고 조직의 내부에서 갈등과 번뇌를 겪게 됩니다.

이쯤에서 익숙한 향기가 납니다.

영화 [무간도] 기억나시죠?

경찰인데 범죄자고, 범죄자인데 또 경찰이고... 서로 속이고 속다가 결국 아무도 자신의 정체성을 찾지 못해 고뇌하는 이야기.

<무한정의>도 그렇습니다.

범인을 잡기 위해 범죄를 저지르고, 가족을 지키기 위해 정의를 포기하고, 결국 '누가 진짜 나쁜 놈인가' 하는 질문만 남습니다.

료이치는 딸을 살리기 위해 자신을 무너뜨립니다.

그 선택이 정의로운가?

아니요. 그러나 이해할 수는 있습니다.

그게 바로 이 책의 무서운 점입니다.

이 작품 속 정의는 절대적이지 않습니다.

료이치의 선택은 법적으로는 잘못된 것이지만, 감정적으로는 참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딸의 인생과 정의 사이, 어느 쪽이 더 무거운가?

그 질문 앞에서 많은 독자들은 자신도 모르게 ‘이해한다’는 쪽으로 한 발짝 물러서게 될 것 같습니다.

작가는 그점을 예리하게 파고듭니다.

“정의란 무엇인가. 당신은 끝까지 정의로울 수 있는가.”

제목을 '무한정의'라고 정한 이유가 뭘지 곰곰히 생각해 봤습니다.

정의를 자신의 신념대로 무제한으로 확장시켜버린다면 그 정의는 폭력이 될겁니다.

료이치가 '딸을 위한 정의'라는 이름으로 시작했지만 결국 괴물이 된 것 처럼 말이죠.

그리고 책의 제목을 자세히 보니 '바를 정'자 위에 두 획이 더해져 '아닐 부'라는 글자도 보입니다.

아마 작가는 무한정의는 무한불의와 동의어라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이 제목은 그래서 역설적이네요.

연쇄살인범인 성소자를 찾기위한 경찰들의 치밀한 수사와

딸을 지키기 위해 범죄를 저지르고, 그 범죄를 덮기 위해 또다른 범죄를 저지르는 료이치의 탈주,

성소자와 모방범을 파헤치려는 또다른 조직폭력 집단의 추리,

내부 감찰관의 집요한 추적 등 마치 영화를 보는 것 같은 장면 구성과 짜임새 있는 구성이 끝까지 긴장을 놓을 수 없게 만드네요.

이 작품도 영화로 만들어지면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여러분이 생각하는 정의는 무엇인가요?

그리고 당신이 료이치와 같은 상황에 처한다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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