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어두운 곳에서 희망을 이야기하는 뮤지컬 <포미니츠>를 보고 왔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양준모 배우가 원작을 보고 꼭 뮤지컬로 만들어 관객들에게 소개하고 싶어서 직접 라이선스를 따왔고 예술감독으로 참여했다고 하네요.
아내인 맹성연 작곡가가 작곡으로 함께 참여했네요.
어떤 작품이길래 이렇게 애정을 가지고 작품을 만들게 되었는지 궁금해졌습니다.
정동극장은 덕수궁 돌담길을 따라가는 길이 참 예쁜것 같아요.
천천히 산책하면서 걷다보면 알록달록한 팻말이 정답게 인사를 건넵니다.
마치 일상의 쉼표처럼 쉬어 갈 수 있는 공간인 것 같아서 좋아요.
포미니츠는 2007년 개봉한 독일 음악영화 [포미니츠]를 원작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 영화는 독일 아카데미 최우수작품상과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고 하네요.
2차 세계대전 이후 60여년간 여성 재소자들에게 피아노를 가르쳐 온 '크뤼거'와 천재적인 음악 재능을 지녔으나 살인죄로 복역중인 '제니'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로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작품입니다.
크뤼거 이소정 배우님, 제니 홍서영 배우님 캐스트로 관람했습니다.
두 분 모두 뿜어내는 에너지가 대단했는데 특히 홍서영 배우님의 열연이 굉장하네요.
이소정 배우님은 한 마디 한 마디 뱉어내는 대사와 노래가 조근조근하면서도 집중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또 한명의 배우인 피아노, 피아니스트
무대 중앙에는 피아노가 한 대 서 있고, 그 뒤 벽면 위 또 하나의 공간에 피아니스트가 연주하는 피아노가 하나 더 있습니다.
제니가 연주하는 장면과 제니의 감정을 표현하는 장면에서 피아니스트의 연주가 돋보이네요.
그리고 피아노에 떨어지는 조명이 어찌나 멋있던지.. 사진을 찍을 수 없어서 아쉬웠습니다.
이 작품은 소름돋는 마지막 4분을 위한 빌드업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제목처럼 4분 동안의 연주는 강렬했고 독창적인 연주와 천재성, 그리고 서로 다름을 인정하면서 포용하는 연주는 환상적이었습니다.
피아노가 가진 건반악기의 특성과 함께 현악기, 타악기로서의 확장성과 폭발하는 에너지를 느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연주가 끝난 뒤 서로 인사하는 마지막 장면에서는 그간의 갈등을 모두 해소하고 서로 이해하는 모습이 보여서 뭉클했네요.
음향의 문제인지 몇몇곡에서는 가사가 하나도 안들릴 정도로 뭉개지고, 행간을 읽어내기가 쉬운편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제니와 크뤼거가 서로를 통해 변화되는 과정과 온갖 역경을 뚫고 자신의 바다로 나가 자유롭게 헤엄치는 제니의 모습에서 그래도 살아가야 할 이유를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중간에 제니가 부르는 솔로곡인데 '온다 나에게...' 이런 가사의 곡이 되게 좋았는데 제목을 모르겠네요.
혹시 아시는 분 있으시면 알려주세요 ^^
공연의 감동과 함께 원작 영화도 찾아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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