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이야기와 동서양의 유명 동화를 비틀고 각색해 그만의 추리소설로 변주해온 아오야기 아이토 작가의 신작이 나왔습니다.
이번 <빨간모자, 피노키오를 줍고 시체를 만났습니다>는 시리즈의 2편인 <빨간모자, 여행을 떠나 시체를 만났습니다>에 이은 4번째 책이자 빨간모자가 등장하는 두번째 이야기입니다.
빨간모자 시리즈는 서양 전래동화를 바탕으로 빨간모자가 사건을 추리해 나간다는 설정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은 작품이죠.
일본 전래동화를 소재로 삼은 1권 <옛날 옛적 어느 마을에 시체가 있었습니다>과 3권 <옛날 옛적 어느 마을에 역시 시체가 있었습니다>로 알 수 있듯이 홀수편은 전래동화, 짝수편은 서양동화 이런식으로 출간하고 있습니다.
얼마나 재미 있었으면 빨간모자 시리즈는 올해 9월에 넷플릭스에 공개된다고 하네요.
영화도 기대하며 본격적인 리뷰를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책은 총 4편의 이야기와 막간 이야기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제목에 피노키오가 등장하므로, 빨간모자와 피노키오의 운명적인 만남으로 시작합니다.
배달 중에 피노키오의 오른팔을 줍게 되고 조각 난 다른 몸을 찾아달라는 피노키오의 간청으로 모험을 떠나게 되죠.
각각의 이야기들은 <백설공주>, <브레멘 음악대>, <하멜른의 피리부는 사나이>, <엄지공주>, <아기돼지 삼형제> 등 우리에게 익숙한 동화에 살인사건이 겹쳐져 아주 재미있는 이야기로 재탄생되었습니다.
여기에 <동물농장>에 이르기까지 묘한 결합은 새로운 재미를 던져줍니다.
사실 예전부터 고전 동화를 비트는 작업은 많이 있어왔는데요, 이렇게 추리, 미스터리 장르로 완벽히 변신한 건 작가의 탁월한 능력인 것 같습니다.
더군다나 각각의 챕터는 여러 추리 장르를 하나씩 결합하여 본격적인 추리소설로서의 재미도 느끼게 해 주네요.
예를들어 1장 '목격자는 목각 인형'에서는 목격자를 트릭으로 사용하고, 2장 '여자들의 독사과'는 후더닛, 3장 '하멜른의 최종 심판'에서는 탈출 트릭이, 4장 '사이좋은 아기 돼지의 세 가지 밀실'은 밀실트릭이 등장하는 식입니다.
추리 장르에서 잘 활용하는 여러 장치들을 각각의 이야기들에서 모두 만나 볼 수 있어서 마치 종합선물세트처럼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네요.
본격적인 추리를 진행하기 전에 빨간모자가 범인에게
"당신의 범죄 계획은 도대체 왜 그렇게 허술해?"라고 던지는 장면은 마치 소년탐정 김전일이 '범인은 이 안에 있어!'라고 말하듯이 짜릿하게 느껴지네요.
추리를 해결하는 방식은 셜록홈즈나 포와로 같은 정통 추리물이라기 보다는 명탐정 코난 같은 조금은 캐주얼한 분위기에요.
작가의 무한한 상상력과 기발한 추리물의 만남이 벌써부터 다음 작품을 기다려지게 합니다.
추리 소설을 좋아하시는 분들 뿐만아니라 아기자기한 이야기들을 좋아하시는 분들에게도 추천해 드립니다.
[해당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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