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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이브 마이 카] 상처를 치유하는 위로와 공감의 언어들

영화 리뷰

by 채널나인 2022. 5. 23.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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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ch9 Ent. (채널나인 엔터테인먼트) 입니다.

연일 화창한 날씨가 계속되고 있네요.

미세먼지도 없어서 맑은 하늘을 볼 수 있어서 너무 좋습니다.

야외에서 마스크를 벗어서 시원하기도 하지만 개인의 건강을 위해서 각자 위생관리 철저히 하시길 바라겠습니다.

이번주말에는 차를 타고 멀리 떠나보면 좋을 것 같아요.

그래서 준비한 작품!

[드라이브 마이 카(Drive My Car, 2021)]입니다.

* 주의! 이 작품은 15세 관람가이긴 하지만 선정성 부분에서 주의를 요합니다.

| 기본 정보

이 영화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여자없는 남자들> 속 <드라이브 마이 카>라는 단편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습니다.

기본적인 설정은 가져왔으나 세부 에피소드나 결말은 원작과 다르게 전개됩니다.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은 2010년대 이후로 가장 주목받는 일본 영화계의 신예로 독특한 연출로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2012년 4시간짜리 연극 리허설을 소재로 한 [친밀함]

2015년 고베 시민들을 캐스팅해 만든 무려 5시간짜리 영화 [해피아워]로 제68회 르카르노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는 등 호평을 받으며 인지도를 쌓아 올렸습니다.

각본을 맡은 [스파이의 아내]가 2020년 베니스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아오이 유우 주연으로 일본인으로서 일본의 전쟁범죄를 반성하고 비판하는 작품으로 화제가 되었었죠)

이 작품인 [드라이브 마이 카] 역시 연극의 구성을 본떠 실제 연극장면도 삽입한 신선한 연출로 2021년 칸영화제 각본상을 수상했습니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긴 호흡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2시간 59분이라는 러닝타임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주인공의 감정을 깊게 끌어올리는 장치로서 그리 길게 느껴지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 언어 이상의 언어, 이해와 공감

말은 때때로 오해를 낳기도 하고 오히려 침묵이 더 큰 공감을 불러 일으키키도 합니다.

이 작품은 말과 침묵 사이에서 언어가 줄 수 없는 소통에 대한 이야기로 읽히고 있습니다.

# 장면 1.

주인공인 가후쿠의 아내 오토는 성관계를 통해 새로운 시나리오를 끊임없이 생산해 낼 수 있습니다.

딸의 죽음 이후 트라우마를 이겨내기 위한 수단이었지만, 이것이 오토의 외도를 합리화한 명분이 된 지도 모르겠습니다.

가후쿠 역시 아내의 외도를 알고 있었지만 상처받지 않기 위해 모르는 척 연기를 합니다.

그녀가 이야기 하는 짝사랑하는 남학생의 집에 몰래 들어가는 어느 여학생의 스토리.

아마도 자신의 외도를 알고도 모른척 해주는 남편을 향한 죄책감 등의 감정을 드러낸 장치가 아니었을지...

시나리오의 결말을 다 듣지 못한채 오토는 생을 마감하고, 마지막 결말을 오토의 내연남인 배우에게 듣게 됩니다.

# 장면 2.

"내 말이 전해지지 않는 건 내겐 흔한 일이에요. 하지만 보는 것, 듣는 것은 가능하죠.

때론 말보다 많은 걸 이해하는 것도 가능해요."

수어로 소통하는 이유나는 연극이 힘들지 않느냐는 가후쿠의 물음에 이렇게 대답합니다.

카후쿠가 연출하는 연극 <바냐 아저씨>는 일본어, 중국어, 한국어와 수어까지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배우들이 한 무대에 섭니다.

서로 말이 통하지 않을 것 같던 배우들은 정말 말은 통하지 않지만 언어를 넘어선 그 무언가를 교감하기 시작합니다.

그 때 가후쿠가 말합니다.

"좋았어. 지금 뭔가가 일어났어. 하지만 아직 배우간에 일어났을 뿐이야.

다음 단계가 있어. 관객에게 그걸 열어가.

하나도 빼먹지 말고 극장에서 다시 해."

# 장면 3.

"괜찮아, 우린 틀림없이 괜찮을거야."

가후쿠의 운전을 해주는 미사키는 5년 전 산사태가 일어났을 때 충분히 엄마를 구할 수 있었지만 엄마에 대한 미움으로 구하러 가지 않았습니다.

아내 오토를 구하지 못한 죄책감의 가후쿠와 엄마를 구하지 못한 죄책감의 미사키는 함께 미사키의 옛집터를 찾아가게되고, 거기서 서로의 죄책감을 내려 놓습니다.

이를 통해 그동안 자신을 힘들게 했던 연극 <바냐 아저씨>의 바냐역을 다시 맡을 수 있게 되죠.

# 장면 4.

마지막 장면에서 미사키는 보다 평온한 얼굴로 어디론가 떠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상처를 극복해내고 자신의 모습을 찾아서 살아간다는 결말이 희망적이기도 하고 뭔가 여운이 많이 남네요.

결말 부분은 보시는 분들에 따라 여러가지 해석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저는 미사키가 가후쿠의 차와 유나의 개를 받아서 본인만의 여행을 떠난다고 생각하는데...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마지막 부분에서 상처를 이겨내고 연기한 <바냐 아저씨>의 한 장면은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만큼의 메시지를 던져주네요.

말을 통한 대사는 없지만 눈빛과 손짓으로 이야기 하는 유나와 가후쿠.

두 사람이 관객에게 전하는 메시지는 결국 슬픔을 이겨내고 삶을 살아가라는 묵직한 주제를 던집니다.

한 편의 연극을 보는 것 같은 조용한 공간감이 더 큰 울림을 주네요.

"바냐 아저씨, 우리 살아가도록 해요."

<줄거리>

누가 봐도 아름다운 부부 가후쿠와 오토.

우연히 아내의 외도를 목격한 가후쿠는 이유를 묻지 못한 채 갑작스럽게 아내의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2년 후 히로시마의 연극제에 초청되어 작품의 연출을 하게 된 가후쿠.

그는 그곳에서 자신의 전속 드라이버 미사키를 만나게 된다.

말없이 묵묵히 가후쿠의 차를 운전하는 미사키와 오래된 습관인 아내가 녹음한 테이프를 들으며 대사를 연습하는 가후쿠.

조용한 차 안에서 두 사람은 점점 마음을 열게 되고, 서로가 과거의 아픔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눈 덮인 훗카이도에서 내면에 깊숙이 자리 잡은 서로의 슬픔을 들여다보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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