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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끝줄 관객 - 내가 공연을 사랑하는 이유

책 리뷰

by 채널나인 2025. 12. 29.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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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저의 취미는 연극과 뮤지컬 같은 공연 관람입니다.

요즘 말로 하면 흔히 ‘연뮤덕’이라고 부르지요.

평일이나 주말 저녁, 객석에 앉아 조명이 꺼지는 순간을 기다리는 그 설렘이란 이루 말할 수가 없습니다.

이 취미가 참 묘한 것이, 혼자 즐겨도 좋고 누군가와 함께하면 배로 즐겁습니다.

다행히도(?) 고등학생인 딸아이가 저를 닮아 뮤지컬을 좋아합니다.

함께 공연을 보고 나와 “저 장면에서 왜 눈물이 났을까”, “저 배우는 오늘 컨디션이 어땠을까” 같은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참 좋습니다.

반면 아내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왜 이렇게 비싼 취미를 하느냐”고 핀잔을 주지만요.

뭐, 인생에 이 정도 사치는 있어도 되지 않겠습니까. ㅎㅎ

게다가 저는 회사에서 크고 작은 행사를 기획하는 일을 하고 있는데요, 공연을 통해 쌓인 경험들이 의외로 큰 도움이 되더라구요.

사람들의 마음을 언제 어떻게 움직일 수 있는지, 흐름은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 기승전결이 분명한 기획이 왜 중요한지 몸으로 배웠기 때문입니다.

이쯤 되면 공연 관람, 꽤 생산적인 취미라고 자부해도 되지 않을까요.

이 책의 저자 분더비니 작가님 역시 저와 같은 길을 걷는 분입니다.

공연을 사랑하고, 무대를 아끼며, 그 감정을 그림과 글로 기록하는 분이죠.

인스타그램에 연극과 뮤지컬에 관한 그림을 올리는 것으로 이미 연뮤덕들 사이에서는 꽤 유명한 분이기도 합니다.

<맨 끝줄 관객>은 제목 그대로, 맨 끝줄에서 공연을 바라보는 관객의 마음을 담은 책입니다.

화려한 평론도 아니고, 전문적인 분석도 아닙니다.

대신 공연을 보며 느꼈던 소소한 감정, 웃음과 울컥함, 그리고 연뮤덕으로 살아가는 일상의 풍경들이 담백하게 펼쳐집니다.

요즘 뮤지컬은 어느새 ‘메인스트림’이 되어버렸습니다.

티켓 가격은 훌쩍 올랐고, 예매는 전쟁이 되었으며, ‘피켓팅’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겼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연을 포기하지 못하는 마음, 이 책을 읽으며 “아, 나만 이런 게 아니었구나” 하고 고개를 끄덕이게 됩니다.

‘회전문’, ‘단관’, ‘본진’ 같은 용어들이 아무 설명 없이 자연스럽게 등장하는데, 그게 또 반갑더라구요.

괜히 저 자신을 돌아보며 “나도 공연 좀 봤네” 하고 혼자 웃게 되더군요.

한 편의 공연이 무대에 오르기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애쓰는지, 공연을 조금이라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잘 아실 겁니다.

무대 위의 배우들만큼이나 중요한 조명, 음향, 무대 스태프들, 그리고 기획과 홍보를 담당하는 분들까지.

수많은 손길이 모여야 비로소 한 편의 극이 완성됩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이어주는 가장 중요한 존재는 결국 관객이 아닐까 싶습니다.

아무리 완벽하게 준비된 공연이라도, 객석이 비어 있다면 그 무대는 숨을 쉬지 못합니다.

분더비니 작가의 글은 바로 그 ‘관객의 자리’를 아주 따뜻하게 비춥니다.

맨 끝줄에서, 때로는 시야가 살짝 가려진 자리에서라도 끝까지 집중하며 무대를 바라보는 관객의 마음을 말이지요.

이 책을 읽으며 제가 왜 공연을 좋아하는지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단순히 잘 만들어진 이야기나 화려한 노래 때문만은 아닙니다.

무대 위와 아래가 함께 호흡하며 만들어내는 협력과 열정, 그리고 그 순간을 함께 공유하고 있다는 감각 때문이 아닐까요.

딸과 나란히 앉아 커튼콜을 바라보던 장면들이 자연스레 떠오르며, 다음 공연은 어떤 걸 보러갈까 생각해 봤습니다.

공연을 사랑하는 분들이라면, 그리고 한 번쯤 맨 끝줄에 앉아 무대를 바라본 경험이 있다면 이 책을 너무 재미있게 읽으실 수 있으실거에요.

읽고 나면 극장을 나서며 다시 한번 객석을 돌아보게 되고, 조명이 꺼진 무대를 오래 바라보고 싶어질지도 모르겠네요.

그 마음 하나만으로도, 이 책은 충분히 제 역할을 다하고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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