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벌써 노무현 대통령이 우리 곁을 떠난 지 16년이 되었습니다.
시간이 이렇게 흐르면 기억도 흐려질 법한데요, 신기하게도 그는 더 또렷하게 다가옵니다.
왜일까요?
작년과 올해, 비상계엄과 탄핵이 우리 사회를 강타했을 때 그의 말이 떠올랐습니다.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
이 말이 지금의 대한민국을 살렸다고 생각하는데요, 시대가 흘러도 그 말은 여전히 살아서 똑똑하게 울립니다.
<성공한 노무현, 실패한 노무현>이라는 책은 제목부터 꽤 솔직합니다.
덮어놓고 찬양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싸늘하게 재단하지도 않아요.
사실 이 책은 중앙일보의 유료 플랫폼인 '더중앙플러스'에 연재된 글을 모은 것입니다.
그래서 처음엔 '혹시 보수 언론답게 비판 일변도가 아닐까?' 하는 걱정도 들었지요.
그런데 웬걸요. 저자들 역시 그 점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고, 첫 회 연재를 시작하며 "객관적이고 균형 있는 평가"를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책 전반에 그런 신중한 태도가 고스란히 묻어납니다.
35개의 에피소드와 관계자들의 인터뷰는 노무현을 입체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탈권위적 대통령, 지역주의 타파, 언론개혁의 몸부림 등 긍정적인 평가도 있지만 지나친 원칙주의, 참모진의 실책, 소통 부재는 분명 아쉬운 장면이기도 하죠.
책장을 넘기다 보면, ‘대통령’ 노무현보다 ‘사람’ 노무현이 자꾸 보입니다.
실수도 하고, 급한 마음에 버럭도 하고, 또 혼자 삐치기도 합니다.
대통령이라도 모든 걸 다 알 순 없습니다.
그래서 더 중요한 게 뭘까요?
바로 좋은 참모, 그리고 배우려는 자세입니다. (전임 대통령들은 경제 선생이 있었지만 노무현은 독서와 집단 브레인을 통해 공부를 했다고 하네요.)
이건 시대를 막론하고 진리입니다.
살아 계셨다면 어땠을까요?
아무래도 인터뷰 프로그램 같은 데 나와서 “나도 많이 부족했지” 하면서 웃으셨을 것 같아요.
그러다 갑자기 진지하게 “그래도 그 방향은 옳았어”라고 말하실 듯.
이 책이 지금 더 와닿는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새로운 대통령이 선출된 지금, 우리는 뭘 해야 할까요?
이럴 때일수록 과거를 돌아봐야 합니다.
실패는 고치고, 성공은 물려받는 것.
역사란 결국 그런 겁니다.
<성공한 노무현, 실패한 노무현>은 그런 점에서 일종의 ‘사용설명서’입니다.
국민과 어떻게 소통할지, 어떻게 실수를 줄일지, 그리고 어떻게 다시 일어설지를 알려주는.
책을 읽다보니 옛 기억이 새록새록 나네요.
“아, 그랬구나!” 싶은 새로운 정보도 많고, “어? 그거 기억난다!” 싶은 익숙한 에피소드도 나옵니다.
마치 노무현 대통령이 본인의 흑역사를 살짝 들춰주면서 “이건 좀 웃기지 않냐?” 하는 느낌이랄까요?
그리고 그 속에서 우리는 배웁니다.
대통령도 사람이고, 정치는 함께 걷는 일이라는 걸요.
책장을 덮고 나면, 이런 생각이 듭니다.
'실패는 실패로만 끝나지 않아야 한다.' 그 실패 속에 길이 있으니까요.
노무현 대통령은 완벽하지 않았습니다.
그렇기에 더 기억에 남습니다.
우리와 똑같이 흔들리고 고민하고 실수했기에, 그가 걸어간 길이 더 빛납니다.
이 책을 읽으며, 다음 정부가 이 길을 반면교사 삼아 국민을 위한 진짜 정치를 해 주길 바라봅니다.
그러니, 한 번쯤은 꼭 읽어보시길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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