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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층 탐정 - 전형을 깨뜨린 새로운 여성 탐정의 탄생

책 리뷰

by 채널나인 2025. 6. 21.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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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추미스(추리,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에서 이미 입지를 굳힌 정명섭 작가.

이름만으로도 믿고 볼 수 있는 작가 중 한 명이죠.

〈76층 탐정〉 역시 그 기대를 저버리지 않습니다.

익숙한 장르의 틀 안에서 약간의 전형성을 비트는것 만으로도 재미를 전달해 주네요.

제목이 <76층 탐정>이어서 높은 곳에서 세상을 내려다보는 전형적인 탐정을 상상했는데요.

실제 주인공 유혜린은 스튜어디스 출신으로 결혼을 통해 신분 상승을 이룬 인물입니다.

지금은 고급 아파트 ‘그린우드’의 최상층에 살고 있는 상류층 여성.

기존 탐정처럼 정보를 발로 뛰어 모으는 대신, 유혜린은 돈과 시간, 그리고 인맥, 상류층 특권을 무기로 삼아 사건을 파헤칩니다.

전형적인 탐정상에서 탈피한 이 설정은, 고정관념을 뒤집는 즐거움을 줍니다.

이 작품에서 또 하나 주목할 점은, 등장인물 대부분이 여성이라는 점입니다.

주인공 유혜린을 비롯해 피해자와 가해자, 그리고 조력자까지 모두 여성입니다.

(유혜린의 스윗한 남편과 한정숙의 못된 남편이 나오긴 하지만요.)

‘약자’로 그려지기 일쑤였던 여성 캐릭터들이 이 작품에서는 서사의 중심에 서서, 사건의 발생부터 해결까지 주도적으로 끌고 갑니다.

작가는 “약자인 여성이 주도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면 어떻게 될까?”라는 질문에서 출발했다고 밝힌 바 있죠.

그 결과, 여성의 연대와 갈등, 복잡한 내면이 다채롭게 그려집니다.

또한 주인공 유혜린은 스튜어디스답게 사람을 파악하는 능력이 탁월하고, 눈치가 빠르며, 사교적인 면이 탐정으로서의 매력을 더합니다.

“이번에 겪어보니까 사건을 해결하는 데 가장 큰 도움이 되는 게 돈이더라고요.”

이 문장을 들으면 순간 웃음이 나면서도, 한편으론 현실에 고개가 끄덕여졌습니다.

작가가 이 대사를 통해 전하려는 메시지는

탐정의 무기가 꼭 총알 같은 두뇌일 필요는 없다는 것,

때론 계층이 가진 리소스가 가장 현실적인 수사 도구일 수 있다는 점 아닐까 싶어요.

이야기는 인도 여행 중 벌어진 사고의 현재와 한정숙의 과거, 두 개의 시간대를 넘나들며 전개되는데요,

초점은 ‘누가 그랬는가’보다 ‘왜 그랬는가’에 맞춰져 있습니다.

사건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욕망’입니다.

불행한 자신의 처지를 비관한 누군가가, 타인의 행복을 견디지 못해 선택한 극단적인 선택.

그 과정에서 독자는 인간 내면의 어두운 층위를 들여다보게 됩니다.

어쩌다 탐정이 된 유혜린과 그녀의 조력자 강라혜와 허연수.

이들의 팀이 펼치는 새로운 이야기들이 기대되네요.

앞으로 시리즈로 나오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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