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ch9 Ent. (채널나인 엔터테인먼트) 입니다.
한 주간 잘 보내셨나요?
일교차가 큰 날들이 계속되는데 건강에 유의 하시길 바랍니다.
이번주 소개할 작품은 허진호 감독의 [보통의 가족 (A Normal Family, 2024)] 입니다.
기아대책이 영화에?
이 영화에는 제가 일하고 있는 기아대책이 나옵니다.
연경(김희애)의 직업이 프리랜서 번역가 인데요, 남편인 재규(장동건)와 해외 봉사활동을 다녀온 사진이 등장합니다.
그리고 아이들을 위해 후원해 달라는 영상을 소개하며 기구의 '프렌즈룸'이 등장합니다.
눈에 익은 익숙한 공간이 화면에 펼쳐질 때 느끼는 반가움은 자부심을 함께 느끼게 해주네요 ^^
극 초반에 등장하는 이 장면들은 이 부부가 얼마나 착하고 도덕적 선을 행하는 사람인지 나타내는 배경으로 사용됩니다.
김희애는 영상을 보며 눈물을 흘리기까지 하죠.
뭐 나중에는 이런 선함들이 위선적으로 느껴지기까지 하는데요...
도덕적으로 선하다고 하는 사람들도 극한의 상황에 처했을때 인간의 본성을 들여다보면 그 사람의 진짜 모습을 알 수 있다는 메시지가 드러납니다.
낯선 허진호식 서늘함
허진호 감독하면 떠오르는 수식어는 대게 '따뜻함'과 '멜로'입니다.
[8월의 크리스마스], [봄날은 간다] 등 그의 대표작은 사랑과 이별, 기억과 감정을 조용히 터치하는 작품들이었습니다.
하지만 [보통의 가족]은 결이 다릅니다.
따뜻한 감성은 서늘한 관찰로, 미세한 감정은 팽팽한 심리전으로 바뀌었습니다.
이 영화의 원작이 네덜란드 작가인 헤르만 코흐의 소설 <더 디너>를 바탕으로 한 것이니 그럴 수 밖에요.
이 소설은 이미 여러 나라에서 영화화 된 작품으로 중산층의 위선과 도덕적 딜레마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허진호 감독의 한국판은 여기에 한국식 정서를 더해 더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보통이라는 단어의 아이러니
영화의 제목인 [보통의 가족]은 참으로 역설적입니다.
'보통'이라고 하면 평범하고 일상적인, 말 그대로 별일 없는 삶을 뜻할텐데, 영화 속 가족은 겉으론 평범해 보이지만 그 속은 곪아있습니다.
이 영화는 두 가족이 총 세번의 식사장면이 나오는데요, 화기애애한 식사가 아니라 서로 물고 뜯고 싸우는 전쟁터가 됩니다.
특히 마지막 식사 장면에서는 서로의 입장을 완전히 뒤엎는 반전이 주는 재미가 있습니다.
저는 특히 이 인물들의 감정 변화가 이 작품의 백미라고 생각하는데요,
물질적 욕망을 중시하는 재완과 원리원칙을 중요시 여기는 재규의 캐릭터가 뒤바뀌는 장면에서는 감히 누구도 그의 선택에 돌을 던질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는요... 여러분이라면 어떻게 하실까요?
또 하나 제가 주목한 대사는 아들의 범죄를 감출 것인지, 자수시킬 것인지에 대해 고민할 때 연경이 재규에게 한 대사입니다.
"그동안 우리가 살린 아이들이 얼마나 많은데, 우리는 그래도 돼."
우리 역시 마찬가지 아닐까요?
선한 일을 한다는 명분으로, 나는 과연 신앙인으로서 바르게 살고 있는지 돌아보게 됩니다.
허진호 감독은 이번 작품에서 가족과 식탁이란 공간을 따뜻함이 아닌 서로의 민낯을 보여주는 고발의 무대로 탈바꿈 시켰습니다.
그리고 관객이 그 식탁에 앉아 스스로 돌아보게 만들었습니다.
가족의 의미가 무엇인지, 사랑은 어떻게 서로를 품어야 하는지 이 작품을 통해 한 번 고민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덧붙임.
자식의 범죄를 알게 된 부모들이 어떤 선택을 할것인지에 대한 이야기는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와 비슷한 설정이네요.
[니 부모 얼굴이...]는 학교 폭력에 관한 이야기고, [보통의 가족]은 살인사건이라는 점이 다르고
설경구 배우가 둘 다 변호사라는 공통점이 있네요.
이 영화도 좋은 작품이니 한번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줄거리>
물질적 욕망을 우선시하며 살인자의 변호도 마다하지 않는 변호사 '재완'(설경구)과
원리원칙을 중요시 여기는 자상한 소아과의사 '재규'(장동건)
성공한 프리랜서 번역가로 자녀 교육, 시부모의 간병까지 모든 것을 해내는 '연경'(김희애)과
어린 아기를 키우지만, 자기 관리에 철저하며 가장 객관적인 시선으로 가족들을 바라보는 '지수'(수현)
서로 다른 신념을 추구하지만 흠잡을 곳 없는 평범한 가족이었던 네 사람.
어느 날, 아이들의 범죄 현장이 담긴 CCTV를 보게 되면서 사건을 둘러싼 이들의 갈등은 걷잡을 수 없이 커져간다.
그리고 매사 완벽해 보였던 이들은 모든 것이 무너져 가는데...
신념을 지킬 것인가 본능을 따를 것인가
그날 이후, 인생의 모든 기준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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